사람을 읽어 기획하다: 카페

Steve Go
8 min readJul 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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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톰점이 아니라 차이에 주목해 제품(상품)을 기획하는 방법론

Photo by Beata Ratuszniak on Unsplash

2015년 부터 나는 사람을 읽어 제품을 기획하는 방법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히는 2014년 8월 경 부터였다. 그 당시 들어간 연구소에서는 이 방법론을 이용해 여러 가지 현상을 이해하기도 했고 실제로 미래에 필요한 제품을 연구해 기업에 컨설팅을 해준 적도 있었다. 사람은 객관과 이성이 아닌 주관성의 동물이기 때문에 나는 여기에 매력을 느꼈다.

이 연구에는 Q 방법론을 활용한다. Q 방법론은 인간의 주관성을 연구하는 방법론이며, 가설을 검증하는게 아니라 가설을 발견하는데 포커싱된 방법론이다. 정성적인 사람의 생각을 좀 정량화를 통해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이해 할 수 있다.

나는 이 방법에 기대를 하고 있지만, 이 방법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방법론에 의한 기획은 기획자의 역량에 따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대냐면, 마케팅에서 Q방법론을 활용하면 시장조사 단계나 상품기획 단계에 있어서 “사람들은 이런 제품을 좋아합니다” 라고 주장 할 수 있는 토대는 된다고 믿고 있다.

오늘 이 글에서는 Q방법론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공유하려고 한다.

Consensus Statements

나는 KADE 라는 소프트웨어를 연구에 활용하는데, 이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해주는 기본 분석 결과중에 Consensus Statements 가 있다. 이 기능은 ‘공통된 문항’ 이라고 할 수 있다.

아, 아무래도 이해를 위해 기본 연구 방법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연구가 진행 된다.

STEP 1) ‘사람들은 카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주제가 정해졌으면 그 주제에 대해서 자료를 찾고,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인터뷰하는 대상은 카페 매니아 부터 카페를 정말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광범위하게 리서치를 진행한다. 이 조사를 통해 Statements 그러니까 문항을 만든다. 내가 쓰는 방식은 500 문항 정도 만들고, 400 문항을 제거하여 90 에서 100 문항 정도를 추려 사용한다. (하지만, 논문을 쓰는 분들도 그보다 적은 40 문항 이하 정도를 사용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Q 문항: 사람들의 인식과, 발언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문장. 예를 들면 “카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구분해 주세요” 라는 질문이 있다면 동의하는 문항과 동의하지 않는 문항을 구분하며, 그 정도에 따라 나열하게 된다.

Q 응답지 (예시)

문항 처럼 좌측에 동의하지 않는 문항이 오고, 우측에는 동의하지 않는 문항이 온다. 아래와 같은 결과가 된다.

응답결과(예시)

STEP2) 위에서 언급한대로 Q 문항을 질문에 응답하며 정렬하는 것을 Q-Sorting 이라고 한다. 이를 진행한다. 이 과정은 연구자 마다 조금씩 다른것 같기도 하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Q 방법론 설명서를 참고 하시길 바란다.

STEP3) 내 프로세스에서는 질문 응답지가 많기 때문에 100명 (일반적으로는 그보다 적다) 정도를 하는걸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내가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렇게 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응답 데이터가 모이면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과정을 거치고, 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한다. (나는 KADE 라는 분석 툴을 활용한다)

STEP4) 결과를 해석한다. 결과로 다음과 같이 각 팩터를 대표하는 문장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각 팩터를 대표하는 문항 중 가장 긍정한 문항을 가지고 유형을 규정한다. 이 과정을 연구자 혼자서 할 수도 있지만 일반인과 전문가등을 모아 워크샵을 열 수 있다면 워크샵을 열어 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있었던 연구소는 ‘가장 긍정한 문항’ 뿐만이 아닌 ‘가장 부정한 문항’도 개별 팩터로 바라 보고 유형을 추가로 규정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해석 방식으로 하면 1개의 팩터에서는 1개의 유형만 뽑을 수 있지만 다른 해석 방법을 응용하면 2개의 유형까지 추출 할 수 있다. (이유는 고객 인터뷰를 할 때, 양극단의 의견을 다 참고하는게 좋듯 양극단의 반응을 유형화 하는 것이다)

다시 공통된 문항으로…

위에서 말하다 멈춘 공통된 문항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눠보자.

공통된 문항은 사람들이 “공통된 반응”을 보인 문항이라고 할 수 있다.

KADE 는 엑셀 파일로 결과가 나온다

위에서 보면 “카페에 혼자 있을 때 주변의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신경을 쓴다”고 되어있는데 Q-SV 평균이 낮은이유는 이 문항에 낮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낮은 점수를 줬다는 것은 이 연구에서는 ‘부정’한 문항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니 “카페에 혼자 있을 때 주변의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는 이야기이다.

이 문항은 “시민적 무관심”이라는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 시민적 무관심이란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타인을 특별한 관심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 일

반대로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은 “카페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분위기를 파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카페에서 주로 소비하는 것은 시간, 공간 그리고 분위기라는 것에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형 추출

연구 결과 추출되는 이미지

이번 카페 연구 결과에서 4가지 팩터를 추출 할 때와 8가지 팩터를 추출하는 두가지 결과로 나누어 보았다.

우선 4가지 팩터일 경우 편안한 광장(공간 소비자), 커피 공간(커피 매니아), 작업 공간(디지털 워커)가 나오고, 양극단을 각각 하나의 유형으로 분리하는 기법을 사용하면 복잡한 광장(일과후 탐색자), 자유로운 공간(직장인), 업데이트 카페(앱 이용자)라는 유형을 뽑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편안한 광장 이라는 카페 유형을 규정한 다음 끝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편안한 광장을 이용하는 “공간 소비자”라는 고객 유형까지 규정했다. 그래서 첫 팩터에서 나온 첫 유형은 편안한광장(공간 소비자) 라고 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팩터 8개를 추출 하려고 했다면, 의미가 없는 팩터 2개가 삭제 된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최대 12개의 유형을 추출 할 수 있었다.

생활카페(커피 생활인) , 전문카페(커피 종사자), 작업공간(디지털 워커), 인스턴트카페(일탈자, 주전부리카페(친화적인 사람), 아지트 카페(로멘티스트), 새로운 안식처(지겨운 일상인), 흔한 카페(무관심인), 취미카페(팔색조), 단골카페(단골), 커피 메인 카페(커피 매니아), 힙한 카페(유행 추종자)

일반적으로 팩터를 늘리면, 늘릴 수록 유형을 많이 뽑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팩터를 늘리는게 정답은 아니다. 추출된 유형과 그 유형을 나타내는 대표 문항이 설득력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통계적 유의성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위와 같은 스크리 테스트를 고려하기도 하며, 아이겐 값을 기준으로 1미만에 해당하는 4 번과 7번을 배제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이러한 기준을 통해 설명 되지 않는 4번과 7번을 제거해 최종 분석을 실시 했다. 참고하자면 Q 방법론 책인 ‘Q방법론 연구의 실행, 이론 방법 해석 (사이먼 와츠, 폴 스테너, 백평구)’ 에서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저자들이 예제 연구에서 다섯 개의 요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객관적 준거의 적용보다는 느낌과 경험에 더 의존한 것이 확실하다.

위와 같은 책의 서술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거듭된 연구 경험이 답이라고 볼 수 있고, 결국에는 합리적인 설득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형 추출의 이유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유형을 추출한 이유는 이 것 때문이다. 프로파일을 만들기 위해서 프로파일 기준이 되는 유형들을 뽑아냈다고 할 수 있다.

이 카페는 작업 공간을 가장 강조하고, 전문 커피 카페를 차선으로, 아지트 카페를 3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전부리 카페도 추구하지만 상대적으로 단골카페, 인스턴트 카페는 그렇게 추구하지 않는다.

이렇게 프로파일을 만들면 되는데, 이는 블루오션의 전략 캔버스와 유사하다.

그리고 위의 그림중 ‘경쟁요소’를 유형들로 대체하면 ‘카페 전략 캔버스’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또 유형별 문항의 전형성 순위를 통해서 검사지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여러분이 원하는 카페를 골라주세요” 라고 설문조사를 해서 그래프도 그려 볼 수 있다.

나는 ‘카페 전략 캔버스’를 ‘카페 전략 프로파일’이라고 부른다. 이 프로파일은 검사지를 만들어서 테스트 하듯이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고객들을 추론하여 자신이 그려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Q 방법론을 통한 접근은 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래에 수용 될 것 같은 카페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도 접근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궁금하면 오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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